“괜찮아”라는 말이 대화의 끝일 때

그때는 말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.
지금도 그 선택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.

설명하지 않는 쪽이
상대를 덜 흔들 것 같았고,
나 자신도 덜 지칠 것 같았다.

그래서 “괜찮아”라고 말했다.
그 말이 진심이어서라기보다는,
그 이상을 꺼낼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.

“괜찮아”라는 말은
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말인 줄 알았다.
하지만 어느 순간부터
그 말은 질문을 멈추게 했고,
상대의 말을 더 듣지 않게 만들었다.

괜찮다는 말 뒤에는
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었고,
그 감정은 설명되지 않은 채
그대로 흘러가 버렸다.

말을 아끼는 것이
언제나 배려는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.
그렇다고
모든 감정을 다 꺼내놓는 것이
정직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.

그래서 그 말은
대답이 아니라 신호가 되었다.
지금은 여기까지라는 신호.
더 말하지 않겠다는 신호.

그 선택이 옳았는지,
아니면 미뤄둔 것뿐이었는지는
지금도 분명하지 않다.

다만,
“괜찮아”라는 말이
대화를 닫아버렸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만은
기억하고 있다.

그 말 이후로
무엇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,
무언가가 조금 멀어졌다는 감각만은
남아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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