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졌다는 착각

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
편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.

굳이 말하지 않아도
서로의 상태를 알 것 같았고,
말로 풀어내지 않아도
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.

그래서 설명을 줄였다.
상황을 풀어놓는 대신
결론만 남겼다.

“괜찮아.”
“신경 쓰지 마.”
“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아.”

그 말들은 틀리지 않았다.
그 순간의 진심이기도 했다.

다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
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건
관계가 아니라
내가 버티고 있던 방식이었다.

설명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
이해받지 못한 감정은
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.

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졌다는 착각은
편안함이 아니라
적응에 가까웠다는 걸
나중에서야 알게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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